Chapter 08

유스케이스 발굴과 우선순위

"AI로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아이디어가 백 개씩 나온다. 어려운 것은 그중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하는 일이다. 이 장에서는 기술이 아니라 업무에서 출발해 기회를 찾고, 업무를 작업 단위로 쪼개 AI가 맡을 부분을 가려내고, 가치·실현성·ROI로 순서를 정하는 방법을 다룬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왜 고르지 못하는가

연초에 AX 추진 TF가 꾸려지면 흔히 벌어지는 장면이 있다. 각 팀에 "AI 적용 아이디어를 제출해 달라"는 메일이 나가고, 2주 뒤 공유 폴더에 AI_과제_취합_v4.xlsx가 생긴다. 행은 120개쯤 된다. "AI로 불량 예측", "챗GPT 같은 사내 챗봇", "AI 기반 스마트 품질 관리", "회의록 자동화"… 문제는 이 목록으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결과 목소리가 큰 팀의 과제, 데모가 화려한 과제가 먼저 선택되고, 몇 달 뒤 "PoC는 성공했는데 아무도 안 쓴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1장에서 말한 파일럿 연옥의 입구가 바로 여기다. 이 장의 방법은 단순하다. 업무에서 출발하고, 작업으로 쪼개고, 같은 잣대로 점수를 매기고, 숫자로 약속한다.

유스케이스의 최소 정의

좋은 유스케이스 문장은 "[누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작업]을 할 때, AI가 [무엇]을 해서 [어떤 지표]가 [얼마나] 바뀐다"의 꼴을 갖춘다. 예: "품질 엔지니어가 고객 클레임을 접수했을 때, AI가 과거 유사 8D와 해당 LOT의 검사 이력을 찾아 보고서 초안을 만들어, 초안 작성 시간이 절반으로 준다." 이 문장을 못 쓰는 아이디어는 아직 유스케이스가 아니라 주제다.

가치사슬 지도로 기회 찾기

아이디어 공모 대신 가치사슬(value chain)을 펼쳐 놓고 기능별로 훑으면 빠지는 영역 없이, 그리고 서로 겹치지 않게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제조업의 주 활동은 대체로 설계 → 구매·SCM → 생산 → 품질 → 물류 → 영업·고객의 흐름을 따르고, 설비 보전과 경영지원이 그 전체를 받친다.

주 활동 (Primary activities) —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R&D·설계 PLM · 설계 문서 검색 · ECN 영향 분석 · 시험 보고 요약 구매·SCM ERP·SRM · 견적 비교표 · 단종 공지 분류 · 수요 예측 생산 MES · 생산계획 조정 · 레시피 최적화 · 교대 인수인계 품질 QMS·SPC · 8D 초안 · 비전 검사 · SPC 이상 탐지 물류 WMS·TMS · 출하 서류 검증 · 적재 최적화 · 납기 위험 경보 영업·고객 CRM · 클레임 분류 · 사양 질의 응답 · RFQ 응답 초안 지원 활동 (Support activities) 설비 보전 알람 트리아지 · 정비 이력 검색 · 예지 보전 경영지원 (인사·재무·법무·IT) 규정 질의 응답 · 계약서 검토 보조 · 주간보고 취합
그림 8-1. 가치사슬 위에 놓은 대표 AI 유스케이스. 같은 "요약"이라도 품질의 8D 초안과 경영지원의 주간보고 취합은 데이터·위험·효과가 전혀 다르다. 기능별로 펼쳐 놓아야 중복과 공백이 보인다.

지도를 그릴 때는 각 기능에서 "반복되고, 시간이 많이 들고, 판단 근거가 문서·데이터에 있는 업무"를 먼저 찾는다. 다음 표는 가상의 A사(글로벌 전자부품 제조사)가 기능별 워크숍에서 뽑은 후보 중 일부다.

기능현장의 장면AI 유스케이스필요한 데이터
R&D·설계설계 변경(ECN) 결재 메일에 "영향 없음"이라고 적었는데 금형·검사 기준이 바뀌어야 했다ECN 영향 분석 보조BOM, 도면 메타데이터, 공정 라우팅, 과거 ECN
구매·SCM협력사 5곳의 견적 회신이 엑셀·PDF·메일 본문으로 제각각 온다견적 비교표 자동 작성견적 메일·첨부, 품목 코드, 과거 단가
생산교대 때마다 화이트보드와 메신저로 인계, 야간 이슈가 누락된다교대 인수인계 요약MES 이벤트, 작업일지, 알람 이력
품질고객 클레임마다 8D 보고서를 처음부터 쓴다8D 초안·유사 사례 검색과거 8D, 검사 데이터, LOT 추적 정보
설비야간 알람 200건 중 진짜 조치가 필요한 것은 일부뿐이다알람 트리아지알람 로그, 정비 이력(CMMS), 설비 매뉴얼
영업·고객고객 사양 질의에 답하려고 규격서 PDF를 뒤진다사양 질의 응답(RAG)제품 규격서, 인증서, 과거 답변
경영지원팀별 주간보고를 취합해 본부 보고서로 다시 쓴다보고 취합·요약팀별 보고 양식(표준화 필요)
워크숍 진행 요령

"AI로 뭘 하고 싶나요?"라고 묻지 말고 "지난달 가장 짜증났던 반복 업무 세 가지는?", "신입이 가장 오래 헤매는 일은?", "담당자가 휴가 가면 멈추는 일은?"이라고 묻는다. 답은 대부분 2장의 레거시(메일·엑셀·개인 PC)와 3장의 프로세스 부채 위에 있다.

유스케이스의 일곱 가지 유형

후보를 유형으로 묶으면 필요한 기술·데이터·검증 방법이 보인다. 유형이 같으면 플랫폼과 평가 방법을 재사용할 수 있으므로, 두 번째 과제부터는 속도가 붙는다.

TYPE 1

검색·요약

규격서·매뉴얼·과거 8D에서 근거를 찾아 요약한다. RAG(6장)가 핵심. 실패 패턴: 문서 권한·최신성 미정리.

TYPE 2

작성·변환

보고서 초안, 영문 변환, 양식 간 변환. 효과가 빨리 보이지만 "초안 품질"의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한다.

TYPE 3

분류·추출

메일·첨부에서 품목·수량·납기를 뽑고, 클레임 유형을 분류한다. 정답 라벨(과거 처리 결과)이 있으면 평가가 쉽다.

TYPE 4

예측

수요, 수율, 납기 지연, 설비 고장. 정형 데이터의 이력과 품질이 성패를 가른다.

TYPE 5

최적화

생산계획, 레시피, 적재. 제약 조건을 명시할 수 있어야 하고, 현장 수용성이 관건이다.

TYPE 6

이상 탐지

SPC 이탈, 설비 진동, 비전 불량. 불량 표본이 적고 오탐·미탐 비용이 비대칭이다(11장).

TYPE 7

에이전트형 자동화

여러 도구를 호출하며 여러 단계를 수행한다. 앞의 유형들이 부품으로 쓰인다. 승인 지점 설계가 필수(10장).

하나의 업무에는 여러 유형이 섞여 있다. 고객 클레임 대응은 클레임 메일 분류(유형 3), 유사 사례 검색(유형 1), 8D 초안 작성(유형 2)이 이어진 사슬이다. 그래서 다음 절처럼 업무를 작업 단위로 쪼개 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생성형 AI가 모든 유형의 답은 아니다

수율 예측이나 진동 기반 이상 탐지 같은 정형 데이터 문제에는 통계 모델이나 전통적 머신러닝이 더 정확하고 싸고 설명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 반대로 메일·보고서·규격서처럼 비정형 텍스트가 중심인 업무에서는 생성형 AI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자동화를 연다. 유형을 먼저 정하면 "LLM으로 수요 예측" 같은 어긋난 조합을 피할 수 있다.

업무를 작업 단위로 쪼개기

"클레임 대응을 AI로 자동화한다"는 목표는 너무 크다. 클레임 대응은 메일을 읽고, 데이터를 조회하고, 불량 샘플을 분석하고, 원인을 토론하고, 보고서를 쓰고, 고객과 통화하는 여러 작업(task)의 묶음이다. AI는 업무 전체가 아니라 이 작업 중 일부를 맡는다. 현물 분석이나 고객과의 신뢰 형성처럼 사람이 해야 하는 작업은 그대로 남고, 정보를 찾고 정리하고 문서로 옮기는 작업이 줄어든다.

작업마다 AI 적합도를 판단하는 질문은 네 가지다.

  1. 입력이 디지털로 존재하는가? 현장 확인, 실물 분석이 필요하면 적합도가 낮다.
  2.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가? 결과를 사람이 빠르게 검증할 수 있으면 높다(예: 비교표의 숫자는 원본과 대조 가능).
  3. 틀렸을 때의 비용은? 고객 송부 문서, 설비 제어처럼 비용이 크면 AI는 초안까지만 맡는다.
  4. 판단에 암묵지·관계가 필요한가? 협상, 원인 확정 토론처럼 사람 사이의 합의가 핵심이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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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분해기 — 어디까지 AI가 맡을 수 있나

업무 선택

각 작업의 AI 적합도를 바꿔 보자. 가정 비율: 높음 70%, 중간 40%, 낮음 15%, 사람 고유 0%의 시간을 AI가 덜어 준다(예시 가정).

1인 주당 업무시간—
AI가 덜어 줄 시간—
자동화 가능 비중—
팀 연간 절감(시간)—
막대의 진한 부분이 AI가 덜어 줄 수 있는 시간, 옅은 부분이 사람에게 남는 시간이다. 해볼 것: 클레임 대응에서 "8D 작성"과 "유사 사례 검색"만 높음으로 둬도 비중이 얼마나 나오는지 보고, "현물 분석"을 높음으로 바꾸는 것이 왜 비현실적인지 생각해 보자. 작업 시간은 예시 수치다.

분해 결과는 대개 비슷한 모양이다. 업무 전체를 대체하는 경우는 드물고, 30~50% 정도의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남은 시간은 판단·현장·관계에 집중된다(이 범위 역시 위 모델의 가정에서 나온 예시다). 이 관점은 현장의 불안을 줄이는 데도 중요하다. "당신의 일을 대체한다"가 아니라 "당신이 싫어하는 그 작업을 덜어 준다"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실현성 매트릭스

후보 목록이 업무·작업 단위로 정리되었으면 같은 잣대로 점수를 매긴다. 가장 널리 쓰는 틀은 가치–실현성 매트릭스(value–feasibility matrix)다. 가치는 "성공하면 얼마나 좋은가", 실현성은 "지금 조직이 그것을 해낼 수 있는가"다.

전략 과제 가치 큼 · 기반 부족 데이터·프로세스 먼저 퀵윈 가치 큼 · 바로 가능 첫 등대 과제 후보 보류 재정의하거나 버린다 작은 개선 셀프서비스 도구로 실현성 (데이터 준비도 · 프로세스 표준화 · 리스크) → 가치 (시간 · 품질 · 리드타임) → 기반 정비 후 이동
그림 8-2. 가치–실현성 매트릭스. 전략 과제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기반을 깔아야 하는 과제"다. 데이터 인벤토리, 용어 표준화, 양식 통일이 끝나면 같은 과제가 오른쪽(퀵윈)으로 이동한다.

점수는 하위 항목으로 쪼개야 토론이 가능해진다. 아래는 이 책에서 쓰는 예시 기준이다. 조직마다 가중치를 바꿔도 되지만, 모든 후보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축하위 항목1점10점
가치시간 절감몇 명이 가끔 하는 일수백 명이 매일 하는 일
품질·COPQ품질 영향 없음유출·재작업·클레임 비용을 직접 줄임
리드타임·리스크속도 영향 없음고객 응답·출하·복구 시간을 크게 단축
실현성데이터 준비도메일·개인 PC에 흩어짐, 권한 불명시스템에 구조화, 오너·권한 명확
프로세스 표준화건마다 절차·양식이 다름표준 절차와 양식, 이력이 남음
리스크(역점수)틀리면 안전·고객·법적 문제틀려도 사람이 즉시 바로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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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케이스 포트폴리오 매트릭스

선택 과제—
퀵윈—
전략 과제—
작은 개선 · 보류—
실현성 = 0.45×데이터 준비도 + 0.35×프로세스 표준화 + 0.20×(11 − 리스크). 점이나 목록을 클릭해 과제를 고른다. 해볼 것: "ECN 영향 분석"의 데이터 준비도를 3에서 8로 올려 보자(BOM·도면·라우팅이 연결된 상태). 전략 과제가 퀵윈으로 옮겨 가는 것이 기반 투자의 효과다. 점수는 가상 A사의 예시다.
점수의 함정

점수표는 토론을 구조화하는 도구이지 정답 생성기가 아니다. 흔한 함정은 세 가지다. ① 가치를 낙관적으로 매기는 제안자 편향 — 기준선 측정값이 없는 가치 점수는 최대 6점으로 제한하는 식의 규칙이 도움이 된다. ② 리스크를 0으로 두는 것 — 고객 송부 문서나 설비 제어에 닿는 과제는 승인 지점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③ 데이터 준비도를 "데이터가 있다"로 오해하는 것 — 있는 것과 쓸 수 있는 것(구조화·권한·품질, 5장)은 다르다.

ROI 계산: 시간·품질·리드타임

경영진 보고에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은 "그래서 얼마 버나?"다. 생성형 AI 과제의 편익은 대부분 시간에서 시작한다. 가장 단순한 모형은 다음과 같다.

$$ B_t = N \cdot H \cdot r \cdot s \cdot a(t) \cdot w $$
\(B_t\): \(t\)월의 편익, \(N\): 대상 인원, \(H\): 1인 월 근무시간, \(r\): 대상 업무가 차지하는 시간 비중, \(s\): 그 업무에서 AI가 줄이는 비율(앞 절의 분해 결과), \(a(t)\): \(t\)월의 채택률, \(w\): 시간당 인건비.

여기서 가장 자주 빠지는 항이 채택률 \(a(t)\)이다. 시스템을 열었다고 모두가 첫날부터 쓰지 않는다. 채택은 대개 S자 곡선을 그린다. 13장에서 확산 모델을 더 다루겠지만, 여기서는 로지스틱 곡선으로 근사한다.

$$ a(t) = \frac{a_{\max}}{1 + e^{-k\,(t - t_{50})}} $$
\(a_{\max}\): 최종 채택률, \(t_{50}\): 최종 채택률의 절반에 도달하는 달, \(k\): 확산 속도(아래 계산기는 \(k = 0.7\)/월로 고정).

비용 쪽은 구축비(초기 개발, 데이터 정비, 통합)와 운영비(인프라·모델 사용료, 유지보수, 평가·모니터링 인력)다. 시간 가치가 있으므로 현재가치로 할인한 순현재가치(NPV, Net Present Value)로 비교한다.

$$ \mathrm{NPV} = \sum_{t=0}^{T} \frac{B_t - C_t}{(1+i)^{t}}, \qquad \text{손익분기 } t^{*} = \min\Big\{ t : \sum_{\tau \le t} (B_\tau - C_\tau) \ge 0 \Big\} $$
\(C_t\): \(t\)월 비용, \(i\): 월 할인율(아래 계산기는 연 8%를 월로 환산한 예시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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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I 계산기 — 손익분기와 3년 NPV

정착 후 월 절감 시간—
손익분기—
3년 NPV—
3년 ROI—
월 근무시간 H = 160시간, 연 할인율 8%로 가정한 교육용 예시 모델이다. 실선은 누적 순현금흐름, 점선은 누적 편익, 막대는 월 채택률이다. 해볼 것: 채택률을 70%에서 30%로 낮추면 손익분기가 어떻게 바뀌나? 구축비를 줄이는 것보다 채택률을 올리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예제(예시 수치). 품질 엔지니어 120명이 근무시간의 15%를 클레임·8D 문서 작업에 쓰고, AI가 그 작업의 40%를 줄이며, 최종적으로 70%가 쓴다고 하자. 정착 후 월 절감 시간은 \(120 \times 160 \times 0.15 \times 0.4 \times 0.7 \approx 806\)시간이다. 시간당 5만 원이면 월 약 4,000만 원, 연 약 4.8억 원이다. 구축비 4억 원, 연 운영비 1.2억 원이면 채택이 자리 잡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손익분기는 2년 가까이 걸린다(계산기 기본값으로 약 21개월, 3년 NPV 약 3.5억 원). 같은 과제라도 채택률이 30%에 머물면 3년 안에 본전을 못 찾을 수도 있다.

"절감 시간 = 절감 비용"이 아니다

주당 3시간이 줄었다고 인건비가 줄지는 않는다. 그 시간이 재발 방지 활동, 고객 방문, 더 많은 이슈 처리로 재배치되어야 가치가 된다. 그래서 ROI 보고에는 "절감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같이 적는다. 경영진이 믿는 숫자는 대개 시간 그 자체보다 그 시간이 만든 결과(클레임 응답 리드타임 단축, 처리 건수 증가, 재발률 감소)다.

품질 과제는 시간보다 품질 비용(COPQ, Cost of Poor Quality)으로 계산하는 편이 설득력 있다. 예를 들어 비전 검사의 과검을 줄이면 재검사 인력과 양품 폐기가 줄고, 미검을 줄이면 고객 클레임·리콜 위험이 준다. 이때 편익은 "연간 불량 건수 × 건당 처리 비용 × 감소율"로 잡는다. 건당 처리 비용에는 재작업·폐기·선별·출장·고객 페널티처럼 실제로 장부에 남는 항목만 넣는 것이 보수적이고 안전하다.

측정 가능한 KPI와 기준선

ROI 숫자를 믿게 만드는 것은 계산식이 아니라 측정이다. 파일럿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상태, 즉 기준선(baseline)을 재 두지 않으면 6개월 뒤 "좋아진 것 같다"는 인상만 남는다. 지표는 세 층으로 정의한다.

더 깊이

측정 방법(로그·타임스터디·워크 샘플링), 비교군과 이중차분, 표본 크기, 기반 과제와 금액 환산식은 9장에서 다룬다.

층의미8D 초안 과제의 예측정 방법
선행 사용실제로 쓰이고 있는가주간 활성 사용자, 클레임 건 대비 초안 생성 비율시스템 로그
결과 업무업무가 바뀌었는가클레임 접수→D3 제출 리드타임, 보고서 작성 시간이슈 카드 타임스탬프, 표본 시간 측정
결과 사업사업 성과가 바뀌었는가고객 응답 기한 준수율, 동일 원인 재발률QMS, 고객 스코어카드
가드레일나빠진 것은 없는가초안의 사실 오류 건수, 고객 반려율, 사람 수정량검토자 체크, 반려 이력

유스케이스 캔버스: 한 장으로 약속하기

선정된 과제는 한 장짜리 유스케이스 캔버스로 정리해 현업 오너·IT·보안·경영진이 같은 그림을 보게 한다. 캔버스의 목적은 문서 작성이 아니라 빈칸을 드러내는 것이다. "데이터 오너" 칸을 못 채우면 그 과제는 아직 시작하면 안 된다.

① 문제와 사용자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힘든가 ② 현재 방식 (기준선) 절차 · 소요 시간 · 오류 지금 숫자로 ③ AI의 역할 유형 · 맡는 작업 · 맡지 않는 작업 ④ 데이터 원천 · 오너 · 권한 · 품질 · 갱신 주기 ⑤ 사람의 승인 지점 누가 무엇을 확인하고 언제 멈추는가 ⑥ KPI 선행 · 결과 · 가드레일 목표값과 측정 방법 ⑦ 리스크 보안 등급 · 오류 영향 · 규제 (12장) ⑧ 비용과 일정 구축 · 운영 · 마일스톤 중단 기준 ⑨ 오너와 팀 현업 프로덕트 오너 · IT · 데이터 스튜어드
그림 8-3. 유스케이스 캔버스의 아홉 칸. ①과 ⑨가 현업에서 나와야 하고(현업이 주인), ⑤와 ⑦은 시작 전에 보안·품질 조직과 합의해야 한다. 19장의 플레이북에서 우리 팀의 캔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다.

가상의 B사(자동차 부품) 품질팀이 작성한 캔버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스케이스 캔버스 · UC-07 고객 클레임 8D 초안 · 오너: 품질보증팀 파트장
① 문제 고객 클레임 접수 후 D3(임시 조치) 보고 기한이 촉박한데, 과거 유사 8D와 LOT 이력을 찾는 데만 반나절이 걸린다.
② 기준선 최근 3개월 클레임 건당 8D 초안 작성 평균 6.5시간(표본 측정, 예시 수치), 기한 초과 다수.
③ AI 역할 클레임 메일 요약, 과거 8D 유사 사례 상위 5건 검색, D2(문제 기술)·D3 초안 작성. 근본원인(D4) 확정과 고객 송부는 하지 않는다.
④ 데이터 QMS의 8D 이력(구조화), 클레임 메일(비정형), MES LOT 추적. 오너: 품질보증팀, 권한: 고객사별 접근 제한.
⑤ 승인 지점 담당 엔지니어 검토 → 파트장 승인 후에만 고객 송부.
⑥ KPI 초안 작성 시간 6.5h → 3h, D3 기한 준수율, 사실 오류 0건(가드레일).
⑦ 리스크 고객 기밀 — 사내 호스팅 모델만 사용. ⑧ 일정 8주 파일럿, 기한 준수율 개선이 없으면 중단.
중단 기준을 미리 적는다

"성공 기준"만큼 중요한 것이 "중단 기준"이다. 8주 뒤 무엇이 안 보이면 멈출지 미리 적어 두면, 실패한 파일럿이 예산만 먹으며 연명하는 일을 막고 팀이 다음 과제로 빨리 옮겨 갈 수 있다.

핵심 정리

  1. 아이디어 공모가 아니라 가치사슬 지도에서 출발한다. "반복되고, 시간이 많이 들고, 근거가 문서·데이터에 있는 업무"가 첫 후보다.
  2. 유스케이스는 검색·요약, 작성·변환, 분류·추출, 예측, 최적화, 이상 탐지, 에이전트형 자동화의 일곱 유형으로 묶으면 필요한 데이터와 평가 방법이 보인다.
  3. AI는 업무 전체가 아니라 작업을 맡는다. 업무를 분해해 입력의 디지털 여부, 검증 가능성, 오류 비용, 암묵지 필요성으로 적합도를 판단한다.
  4. 가치–실현성 매트릭스에서 전략 과제는 "버릴 과제"가 아니라 "기반을 먼저 깔 과제"다. 데이터·프로세스 정비가 과제를 퀵윈으로 옮긴다.
  5. ROI의 핵심 변수는 채택률이다. \(B_t = N H r s\,a(t)\,w\)에서 \(a(t)\)를 빼면 숫자가 과장된다. 절감 시간은 재배치되어야 가치가 된다.
  6. 기준선을 먼저 재고, 선행·결과·가드레일 지표와 중단 기준을 유스케이스 캔버스 한 장에 약속한다.

확인 퀴즈

Q1. 다음 중 "유스케이스"로서 가장 잘 정의된 것은?

누가·어떤 상황에서·어떤 작업을·AI가 무엇을 해서·어떤 지표가 얼마나 바뀌는지가 모두 들어 있다. 나머지는 기술 이름이나 구호에 가깝다.

Q2. 업무 분해에서 AI 적합도가 가장 낮은 작업은?

입력이 디지털로 존재하지 않고 현물·현장 작업이 필요하다. 나머지는 입력이 문서·데이터로 있고 결과를 원본과 대조해 검증할 수 있다.

Q3. 가치는 높지만 데이터가 메일과 개인 PC에 흩어져 실현성이 낮은 과제는 어떻게 다루는 것이 바람직한가?

전략 과제는 기반 정비 후 퀵윈으로 이동한다. 데이터 기반 없이 바로 시작하면 파일럿 연옥에 빠지기 쉽다.

Q4. 대상 인원 100명, 월 160시간, 대상 업무 비중 10%, 절감률 50%, 채택률 60%일 때 정착 후 월 절감 시간은?

\(100 \times 160 \times 0.1 \times 0.5 \times 0.6 = 480\). 채택률을 빼면 800시간으로 과대평가된다.

Q5. 파일럿 결과 보고에서 "주간 활성 사용자 90%"만 제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많이 쓴다고 업무 결과가 좋아졌다는 보장은 없다. 리드타임·준수율 같은 결과 지표와 사실 오류 같은 가드레일 지표가 함께 있어야 한다.

Q6. 유스케이스 캔버스에서 "중단 기준"을 미리 적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리 합의한 중단 기준은 감정과 매몰 비용에 휘둘리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