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4

공통 언어: 표준과 온톨로지

생산팀은 "긁힘", 품질팀은 "SCR", 검사 장비는 "DEF_07", 고객은 "Scratch"라고 쓴다. 사람은 회의실에서 눈치로 맞춰 듣지만, 데이터와 AI는 눈치가 없다. 이 장에서는 팀마다 다른 이름·코드·단위·ID를 하나의 공통 언어로 맞추는 도구들(기준정보, 용어 사전, 코드 체계, ISA-95 계층, 자산 관리 셸, 온톨로지)을 현장의 언어로 풀어 본다.

같은 것을 열두 가지로 부르는 조직

월요일 아침 품질 회의. 고객 B사에서 외관 불량 클레임이 들어왔고, 팀장이 "지난 석 달간 스크래치 불량이 몇 건이었지?"라고 묻는다. 품질팀 담당자는 QMS에서 코드 SCR로 조회해 9건이라고 답한다. 생산1팀 파트장은 고개를 갸웃한다. 자기 팀 일보에는 "긁힘"만 18건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검사 장비(AOI) 담당자는 장비 로그에 DEF_07이 14건이라고 덧붙인다. 해외 법인 보고서에는 현지어로, 협력사 성적서에는 "표면 손상"으로 적혀 있다. 결국 회의는 "숫자부터 맞춰 오자"로 끝나고, 누군가 사흘 동안 엑셀로 이름을 손으로 맞춘다.

이 장면은 특정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팀이 생기고, 시스템이 하나씩 도입되고, 협력사와 고객이 늘어날 때마다 같은 대상을 부르는 이름이 하나씩 늘어난다. 이름이 다르면 집계가 틀어지고(파레토 1위가 바뀐다), 검색이 실패하고(과거 사례를 "긁힘"으로 찾으면 "SCR" 보고서는 안 나온다), AI 학습 데이터가 오염된다(같은 불량이 서로 다른 클래스로 라벨링된다).

현장의 이름(원천) 생산1팀 일보: 긁힘 품질 QMS: SCR AOI 장비 로그: DEF_07 고객 클레임: Scratch 협력사 성적서: 표면 손상 야간조 메모: 끌림 정준 코드 SCR-01 스크래치(선형 흠집) 동의어 9개 등록 한 번 맞추면 모두가 쓴다 불량 파레토·KPI 과거 사례 검색(RAG) AI 불량 분류 학습 원천의 이름은 지우지 않는다 — 동의어로 남기고 정준 코드에 연결한다
그림 4-1. 같은 불량을 부르는 여러 이름을 정준 코드 하나에 연결하는 구조. 원천 시스템의 이름을 강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 이름들은 같은 뜻"이라는 연결(매핑)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량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래 표는 한 공장 안에서 실제로 흔히 마주치는 "같은 대상, 다른 표기"의 유형이다(값은 예시).

대상팀·시스템 A팀·시스템 B팀·시스템 C맞추는 규칙(예)
날짜2026.3.403/04/26 (월/일? 일/월?)20260304ISO 8601 2026-03-04
시각·시간대08:00 (현지)23:00 UTC 전날"A조 2시간째"오프셋 포함 2026-03-04T08:00+09:00, 교대는 별도 속성
LOT IDA2603-L2-0412a2603l20412L2-0412형식 규칙 + 검증 정규식, 의미는 속성으로 분리
두께12 µm0.012 mm0.47 mil값과 단위를 다른 열로, 저장 단위는 하나(SI)
설비2라인 3호기PR-07EQP_L2_P03설비 마스터 ID 하나 + 별칭 목록
부품번호12345-A12345A12345 rev.A품번과 리비전을 별도 필드로
고객B사B Corp.B社 (해외 법인)고객 마스터 코드
"03/04/26"은 며칠인가

미국식이면 3월 4일, 유럽·동남아 다수 지역의 관례대로면 4월 3일이다. 해외 법인 데이터를 합치는 순간 한 달 치 데이터가 조용히 엉뚱한 날짜로 들어갈 수 있다. 사람이 보면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파이프라인은 오류 없이 통과시킨다. 날짜는 ISO 8601(YYYY-MM-DD)로, 시각은 시간대 오프셋을 붙여 저장하는 것이 가장 싼 보험이다.

직접 해 보기: 열두 개의 이름을 정준 코드로

아래 실습에는 여러 팀과 시스템에서 모은 불량 이름 12개와 지난 분기 발생 건수가 있다. 각 이름 옆의 단서(장비 매뉴얼, 사진 확인 결과 등)를 보고 정준 코드를 골라 보자. 매핑이 진행될수록 오른쪽 "매핑 후" 파레토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라. 먼저 자동 매핑(문자열 유사도) 버튼을 눌러 보면, 글자 모양만으로 맞추는 방식이 어디서 틀리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INTERACTIVE

불량 이름 매핑 실습 — 12개 이름, 하나의 언어

매핑 전: 이름별 건수(파레토)

매핑 후: 정준 코드별 건수

매핑 완료—
정확도(채점 기준)—
매핑 전 1위—
매핑 후 1위—
해볼 것: 자동 매핑은 "Scratch", "스크레치"처럼 글자가 비슷한 이름은 잘 맞추지만 DEF_07, "끌림", "외관-선형"은 놓치고, 글자가 비슷하지 않은 동의어를 '기타'로 버린다. 매핑 전에는 "긁힘" 18건이 1위로 보이지만, 매핑 후 스크래치는 80건을 넘는다. 이름이 쪼개져 있으면 진짜 1위 불량이 파레토에서 사라진다.

기준정보, 용어 사전, 코드 체계, 데이터 사전

공통 언어를 만드는 도구는 네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다. 이름이 비슷해 자주 혼동되므로 먼저 구분해 두자.

MDM

기준정보

(Master Data Management) 품목·설비·고객·협력사·조직처럼 여러 업무가 공유하는 핵심 대상의 "단 하나의 기준 레코드"를 만들고 지키는 활동. 기준 레코드를 골든 레코드라 부르기도 한다.

GLOSSARY

비즈니스 용어 사전

사람이 쓰는 말의 정의. "수율", "재작업", "고객 클레임"이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빼는지, 누가 정의의 주인인지를 문장으로 적는다.

CODE

코드 체계

불량 유형, 고장 원인, 조치 유형처럼 값의 목록이 정해진 항목의 표준 코드와 계층. 자유 입력을 줄이고 집계를 가능하게 한다.

DICTIONARY

데이터 사전

(data dictionary) 시스템의 테이블·열 수준 설명. 열 이름, 자료형, 단위, 허용 값, 결측 의미, 어느 용어와 연결되는지를 기록한다.

넷은 위에서 아래로 연결된다. 용어 사전이 "스크래치란 길이가 폭의 3배 이상인 선형 흠집"이라고 뜻을 정하면, 코드 체계가 그 뜻에 SCR-01이라는 값을 붙이고, 데이터 사전이 "QMS의 DEF_CD 열은 이 코드 체계를 따른다"고 위치를 기록하며, 기준정보가 그 불량이 붙는 품목·설비·고객이 누구인지를 하나로 유지한다.

용어 사전 항목 · 버전 3 · 승인: 품질경영팀 (용어 오너)
스크래치 SCR-01 외관 > 표면 > 선형
정의 제품 표면에 생긴 선형 흠집으로, 길이가 폭의 3배 이상인 것. 점 형태의 함몰은 찍힘(DNT-02)으로 분류한다.
판정 기준 외관 검사 기준서(작업 표준) 참조. 기준 길이는 제품군별로 다르다.
동의어·별칭 긁힘, 스크레치, 끌림, Scratch, SCR, DEF_07(AOI 장비 코드), 외관-선형
헷갈리기 쉬운 용어 표면 손상 — 협력사 성적서에서 스크래치와 찍힘을 함께 부르는 말. 사진 확인 후 분류.
변경 이력 v2 → v3: AOI 신규 장비의 결함 코드 별칭 추가 (요청: 설비기술팀)

코드는 "말하는 코드"보다 "조용한 코드"가 오래 간다

LOT ID나 품번에 의미를 잔뜩 넣는 방식을 흔히 스마트 코드(smart code, intelligent numbering)라 부른다. A2603-L2-0412는 "A공장, 26년 3월, 2라인, 412번째"라고 읽힌다. 사람에게는 편하지만, 라인이 재배치되거나 공장이 합쳐지거나 자리수가 모자라면 규칙이 깨진다. 그러면 예외 규칙이 생기고, 예외를 아는 사람만 데이터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실무에서 오래 버티는 원칙은 이렇다. ① 식별자는 유일성만 책임지고, ② 공장·라인·날짜 같은 의미는 별도의 속성(열)으로 저장하며, ③ 사람이 읽기 좋은 표시용 번호가 필요하면 식별자와 따로 둔다. 이미 스마트 코드가 깊이 박혀 있다면 당장 바꾸기보다 형식 규칙을 문서화하고 검증 규칙(정규식)으로 강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것만으로도 a2603l20412 같은 변형이 데이터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단위와 시간은 "값"의 일부다

엑셀 열 이름이 "두께"뿐이면 그 열에는 언젠가 µm와 mm가 섞인다. 측정기를 교체했거나, 다른 팀이 붙여 넣었거나, 협력사 성적서를 옮겨 적었기 때문이다. 두께 12 µm와 0.012 mm는 같은 값이지만, 숫자만 보면 1000배 차이다. 단위는 열 이름(thk_um)이나 별도 열로 명시하고, 저장 단위는 하나로 정하며(국제단위계 SI, ISO/IEC 80000 계열의 양과 단위 표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논쟁이 줄어든다), 변환은 입력 단계에서 한다. 시간도 마찬가지로, 해외 법인과 설비 로그가 섞이는 순간 시간대가 없는 타임스탬프는 해석 불가능한 숫자가 된다.

현장에서 바로 시작하는 순서

전사 MDM 프로젝트를 기다리지 말고, 가장 자주 집계되는데 가장 많이 다투는 항목 10개(예: 불량 유형, 설비 ID, 고객명, LOT ID, 고장 원인)를 고른다. 각 항목에 용어 오너를 지정하고, 정의 한 문장과 동의어 목록, 정준 코드를 만든다. 이 작은 사전이 5장의 데이터 품질 규칙과 6장의 검색 동의어 사전의 출발점이 된다.

ISA-95: 공장을 같은 층위로 부르는 법

공장 사람끼리도 "시스템"이라는 말을 할 때 서로 다른 층을 떠올린다. 설비 엔지니어에게 시스템은 PLC와 HMI이고, 생산관리에게는 MES이며, 경영기획에게는 ERP다. ISA-95(국제표준으로는 IEC 62264, Enterprise-control system integration)는 이 층위를 정리한 표준으로, 기업 업무 시스템과 제조 운영·제어 시스템 사이에 어떤 정보가 오가는지를 공통의 모델과 용어로 정의한다.

ISA-95에서 자주 인용되는 두 가지 그림이 있다. 하나는 기능 계층으로, Level 0(물리적 공정)부터 Level 4(사업 계획·물류)까지 "어떤 일을 어떤 시간 단위로 하는가"를 나눈다. 다른 하나는 설비 계층(역할 기반 설비 계층)으로, Enterprise–Site–Area–Work Center–Work Unit 순서로 "무엇이 무엇에 속하는가"를 나눈다. 두 그림만 공유해도 "MES 데이터"와 "설비 데이터"가 어디서 어디로 흘러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가 훨씬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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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95 계층 탐색기

보기

층을 클릭하면 대표 시스템, 데이터 예시, 시간 단위, 그리고 이 층에서 자주 생기는 "말 안 맞음"을 보여 준다.

선택한 층—
시간 단위—
대표 시스템—
기능 계층의 Level 3(제조 운영 관리)과 Level 4(사업 계획·물류) 사이의 경계가 ISA-95가 가장 공들여 정의하는 부분이다. 생산 지시, 생산 실적, 자재 소비, 품질 결과가 이 경계를 넘나든다. 시간 단위는 표준이 제시하는 일반적인 범위를 옮긴 것이며,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현장에서 ISA-95가 쓸모 있는 이유는 표준 문서를 그대로 구현해서가 아니라, 이름 붙이는 기준을 주기 때문이다. 설비 ID를 "Site.Area.WorkCenter.WorkUnit"의 계층 경로로 관리하면, "2라인 3호기"와 PR-07과 EQP_L2_P03이 같은 Work Unit의 별칭이라는 것을 한곳에 기록할 수 있다. MES와 ERP 사이의 메시지를 설계할 때도 B2MML(ISA-95 모델을 XML 스키마로 옮긴 구현으로, MESA International이 배포한다) 같은 기존 구현을 참고하면 바퀴를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설비가 스스로 말하게: AAS와 OPC UA 정보 모델

설비 한 대에 대한 정보는 보통 다섯 군데 이상에 흩어져 있다. 명판 사진은 설비팀 공유 폴더에, 사양서 PDF는 구매 메일 첨부에, 운전 데이터는 PLC와 SCADA에, 보전 이력은 엑셀 작업일지에, 매뉴얼은 제조사 웹사이트에 있다. 설비 ID가 통일되어 있지 않으면 이 정보들을 하나로 묶는 것조차 사람의 기억에 의존한다.

자산 관리 셸(AAS, Asset Administration Shell)은 독일 인더스트리 4.0 논의에서 나온 개념으로, 현재 IEC 63278 시리즈로 국제표준화되어 있다. 물리적 자산(설비, 부품, 제품)마다 디지털 "껍데기"를 하나 씌우고, 그 안에 명판·기술 데이터·운전 데이터·문서 같은 정보를 서브모델(submodel) 단위로 정해진 구조에 담는다. 산업 단체(IDTA 등)가 자주 쓰는 서브모델의 템플릿을 공개하고 있어, 회사마다 처음부터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

물리적 자산 프레스 PR-07 2라인 3호기 자산 관리 셸 (AAS, IEC 63278) ID: 전역 고유 식별자(URI 등) · 자산 종류 · 버전 디지털 명판제조사, 모델, 일련번호제조 연도 기술 데이터정격 하중, 스트로크단위가 붙은 속성 운전 데이터타수, 하중, 알람← OPC UA 연결 문서매뉴얼, 도면, 인증서(PDF 링크 + 메타데이터) 보전 이력고장 코드, 조치, 부품(사내 정의 서브모델) + 필요 시 추가탄소 배출, 에너지품질 이력 …
그림 4-2. 자산 관리 셸의 개념 구조. 하나의 자산에 하나의 셸, 셸 안에 목적별 서브모델. 서브모델 이름과 구성은 예시이며, 실제 템플릿은 산업 단체가 공개한 사양을 따른다.

OPC UA(OPC Unified Architecture, IEC 62541)는 설비와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표준이면서, 동시에 정보 모델을 표현하는 틀이기도 하다. 단순히 "태그 DB10.DBW4의 값 = 1532"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프레스 객체의 누적 타수 변수, 단위는 회, 형식은 정수"처럼 의미와 구조를 함께 전달한다. OPC 재단과 여러 산업 단체가 함께 장비 종류별 컴패니언 사양(companion specification)을 만들어, 같은 종류의 장비라면 제조사가 달라도 비슷한 구조로 데이터를 노출하도록 하고 있다.

태그만 있을 때

  • DB10.DBW4 = 1532 —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설치 업체 엔지니어뿐
  • 장비 교체 시 태그 목록을 엑셀로 다시 받아 매핑
  • 같은 "온도"가 장비마다 ℃·℉·×10 정수로 제각각

정보 모델이 있을 때

  • Press_PR07/Counters/StrokeCount = 1532 (회)
  • 장비 종류별 구조가 같아 대시보드·AI 모델 재사용
  • 단위·범위·설명이 데이터와 함께 전달
표준을 "다 도입"할 필요는 없다

AAS나 OPC UA 정보 모델을 전사에 한 번에 깔겠다는 계획은 대개 길을 잃는다. 실용적인 출발점은 신규 설비 구매 사양서에 "OPC UA 지원, 가능하면 해당 장비 종류의 컴패니언 사양 준수"를 넣는 것, 그리고 기존 설비는 사내 설비 마스터 ID와 별칭 목록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표준은 새로 들어오는 것부터 막고, 기존 것은 매핑으로 연결한다.

택소노미에서 온톨로지로: 개념–관계–속성

코드 체계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층이 생긴다. "외관 불량 > 표면 > 선형 > 스크래치". 이렇게 상위–하위 관계로만 분류한 체계를 택소노미(taxonomy, 분류 체계)라 한다. 택소노미는 집계와 탐색에 좋다. 하지만 현장의 질문은 대개 분류보다 관계를 묻는다. "이 스크래치가 어느 설비에서, 어떤 금형으로, 어느 원자재 LOT로 만든 제품에서 났고, 같은 원자재를 쓴 다른 고객 제품은 무엇인가?"

온톨로지(ontology)는 개념(클래스), 개념 사이의 관계, 개념의 속성, 그리고 그것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명시적으로 정의한 모델이다. "불량은 LOT에서 발생한다", "LOT는 설비에서 생산된다", "설비는 라인에 속한다", "8D 보고서는 불량을 다룬다"처럼 관계에 이름을 붙인다. 이 정의에 실제 데이터(인스턴스)를 채우면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가 된다.

불량 유형SCR-01 LOTA2603-L2-0414 고객B사 설비프레스 PR-07 라인L2 문서8D-2026-017 발생했다(LOT에서) 출하되었다 생산되었다 속한다 다룬다 원인 설비 납품한다 트리플 예: (A2603-L2-0414, 생산되었다, PR-07) — 주어·술어·목적어 세 개로 하나의 사실을 표현
그림 4-3. 작은 제조 지식 그래프. 동그란 상자는 개념의 인스턴스, 선은 이름 붙은 관계다. "SCR-01이 발생한 LOT를 만든 설비가 속한 라인의 다른 고객 출하분"처럼 여러 단계를 건너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문서(8D 보고서)도 그래프의 한 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자.
구분무엇을 표현하나제조 예잘 맞는 용도
용어 목록단어와 정의"수율: 투입 대비 양품 비율"회의·보고서의 말 맞추기
택소노미상위–하위 분류외관 > 표면 > 선형 > 스크래치집계, 드릴다운, 필터
시소러스분류 + 동의어·관련어스크래치 = 긁힘 = SCR, 관련어: 찍힘검색 확장, 매핑
온톨로지개념·관계·속성·규칙불량은 LOT에서 발생, LOT는 설비에서 생산여러 데이터의 연결, 추론, 지식 그래프

웹 표준 쪽에는 이를 표현하는 형식이 이미 있다. W3C의 RDF(트리플로 사실을 표현), OWL(온톨로지 정의 언어), SKOS(용어 체계·시소러스 표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형식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화이트보드에 핵심 개념 10여 개와 그 사이의 관계를 그리고, 각 관계가 어느 시스템의 어떤 키로 연결되는지 적는 것만으로도 온톨로지 작업의 절반은 끝난다. 이 그래프는 6장에서 다루는 GraphRAG의 뼈대가 된다.

LLM 시대에 온톨로지가 왜 다시 중요해졌나

대규모 언어 모델은 "긁힘과 스크래치가 비슷한 말"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우리 회사에서 DEF_07이 스크래치라는 것, "표면 손상"은 사진을 봐야 안다는 것, 8D-2026-017이 어느 LOT와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다. 용어 사전과 온톨로지는 모델이 사내 데이터를 해석할 때 참고하는 지도 역할을 한다. 반대로 LLM은 동의어 후보를 제안하거나 문서에서 관계를 추출해 온톨로지를 채우는 일을 거들 수 있다. 단, 최종 승인은 용어 오너가 한다.

정준 데이터 모델: 매핑의 수학

시스템이 셋일 때는 서로 직접 변환표를 만드는 것이 빠르다. MES와 QMS 사이에 하나, QMS와 ERP 사이에 하나, MES와 ERP 사이에 하나. 그런데 시스템과 팀이 늘어나면 변환표의 수는 빠르게 불어난다. 모든 쌍이 직접 연결되는 점대점(point-to-point) 방식에서 필요한 매핑(양방향 변환표)의 수는 다음과 같다.

$$ M_{\text{점대점}} = \binom{n}{2} = \frac{n(n-1)}{2}, \qquad M_{\text{허브}} = 2n $$
\(n\):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또는 팀 포맷) 수. 허브 방식은 각 시스템이 정준 데이터 모델(canonical data model)로 가는 변환과 정준 모델에서 오는 변환, 두 개만 가진다.

\(n=5\)일 때는 둘 다 10개로 같다. \(n=10\)이면 점대점 45개 대 허브 20개, \(n=20\)이면 190개 대 40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차이는 변경 비용이다. 한 시스템의 코드 체계가 바뀌면 점대점에서는 그 시스템과 연결된 \(n-1\)개의 변환표를 모두 고쳐야 하지만, 허브에서는 그 시스템의 변환 두 개만 고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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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대점 vs 정준 모델(허브) 매핑 수 비교

연결 방식(왼쪽 그림)
점대점 매핑—
허브 매핑—
변경 1건당 수정—
연간 매핑 수정(예시)—
해볼 것: n을 4~5로 두면 점대점이 오히려 적거나 같다. 작은 조직에서 "표준 모델은 과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n을 15 이상으로 올리고 변경 횟수를 늘려 보라. 연간 유지보수 부담은 매핑 개수보다 더 빨리 벌어진다. 연간 수정 수 = 시스템 수 × 변경 횟수 × (변경 1건당 수정할 매핑 수)로 단순 계산한 예시다.

정준 모델이 만능은 아니다. 모든 시스템의 모든 필드를 담는 "거대한 전사 모델"을 먼저 설계하려다 몇 년을 쓰는 실패가 흔하다. 실무에서는 자주 오가는 핵심 개체(품목, 설비, LOT, 불량, 고객, 작업 지시)만 정준 모델로 정의하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늘린다. ISA-95의 객체 모델이나 업계 표준 스키마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설계 논쟁을 줄일 수 있다.

공통 언어를 운영하는 법

용어 사전은 만드는 것보다 살려 두는 것이 어렵다. 처음 만들 때는 TF가 꾸려지고 엑셀 파일이 공유되지만, 6개월 뒤 신규 장비가 들어오고 새 고객이 붙으면 아무도 사전을 고치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자기 팀 이름으로 돌아간다. 살아 있는 공통 언어에는 다음이 필요하다.

  1. 오너와 스튜어드 지정용어마다 정의의 최종 결정권자(오너, 보통 해당 업무 부서장)와 일상 관리자(스튜어드)를 정한다. "모두의 용어"는 누구의 용어도 아니다.
  2. 요청–검토–승인 흐름새 용어·동의어·코드 추가 요청을 받는 창구(양식 하나면 된다)와 검토 주기(예: 격주)를 정한다. 메일로 "이거 추가해 주세요"가 오가면 이력이 사라진다.
  3. 시스템에 박아 넣기입력 화면의 드롭다운, 데이터 적재 시 검증 규칙, 검색 동의어 사전이 모두 같은 원본을 바라보게 한다. 사전이 문서로만 존재하면 반드시 낡는다.
  4. 버전과 변경 공지코드를 합치거나 쪼갤 때(예: 스크래치를 길이별로 둘로 나눔) 과거 데이터를 어떻게 다시 매핑할지까지 함께 결정하고 공지한다.
  5. 사용 지표 보기"기타" 코드 비율, 미매핑 이름 수, 자유 입력 비율을 월별로 본다. "기타"가 늘고 있다면 사전이 현장을 못 따라가고 있다는 신호다.

레거시

  • 팀마다 자기 엑셀에 불량명을 자유 입력
  • 월말 보고 때 품질팀이 사흘 동안 수작업으로 이름 맞추기
  • 신규 장비 결함 코드는 아무도 등록하지 않아 "기타"로 집계
  • 과거 사례 검색은 "긁힘", "스크래치", "SCR"로 세 번

AX 이후

  • 입력 화면은 정준 코드 드롭다운, 원래 이름은 동의어로 자동 연결
  • 미매핑 이름은 스튜어드에게 자동 알림, LLM이 후보 코드 제안 → 사람이 승인
  • 신규 장비 도입 체크리스트에 "결함 코드 매핑 등록" 포함
  • 검색 시스템이 동의어 사전을 사용해 한 번에 모두 검색

시작 체크리스트

핵심 정리

  1. 같은 대상을 다르게 부르면 집계(파레토), 검색, AI 학습이 모두 조용히 틀어진다. 이름이 쪼개지면 진짜 1위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2. 용어 사전은 뜻을, 코드 체계는 값을, 데이터 사전은 위치를, 기준정보(MDM)는 핵심 대상의 단일 레코드를 책임진다. 각각에 주인이 있어야 한다.
  3. 식별자는 유일성만 책임지게 하고 의미는 속성으로 분리한다. 날짜는 ISO 8601, 시각은 시간대 포함, 값과 단위는 분리해 저장한다.
  4. ISA-95/IEC 62264는 기능 계층(Level 0~4)과 설비 계층(Enterprise–Site–Area–Work Center–Work Unit)으로 공장을 같은 층위로 부르게 해 준다.
  5. AAS(IEC 63278)는 자산마다 서브모델 구조의 디지털 셸을, OPC UA(IEC 62541)는 의미와 구조를 함께 전달하는 정보 모델을 제공한다. 새로 들어오는 설비부터 적용한다.
  6. 택소노미는 분류, 온톨로지는 개념·관계·속성·규칙이다. 온톨로지에 데이터를 채우면 지식 그래프가 된다.
  7. 점대점 매핑은 \(n(n-1)/2\), 정준 모델은 \(2n\). 시스템이 5개를 넘으면 허브가 유리하고, 변경 비용 차이는 더 크다.
  8. 공통 언어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운영이다. 오너·스튜어드·승인 흐름·시스템 연동·사용 지표가 없으면 반드시 낡는다.

확인 퀴즈

1.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이 8개일 때, 점대점 방식과 정준 모델(허브) 방식에 필요한 매핑 수는?

점대점은 \(8 \times 7 / 2 = 28\)개의 양방향 변환표, 허브는 시스템마다 "정준 모델로/에서" 두 개씩 \(2 \times 8 = 16\)개다. 단방향 변환기로 세면 점대점은 \(8 \times 7 = 56\)개로 차이가 더 커진다.

2. ISA-95(IEC 62264) 기능 계층에서 MES 같은 제조 운영 관리 시스템이 주로 위치하는 층은?

Level 3은 제조 운영 관리(생산·품질·보전·재고 운영)로 MES, LIMS 등이 위치한다. Level 4는 ERP 같은 사업 계획·물류, Level 2는 SCADA·HMI 같은 감시 제어, Level 1은 센서·PLC 같은 감지·조작 층이다.

3. 불량 이름 매핑 전에는 "긁힘"이 18건으로 파레토 1위였는데, 매핑 후 스크래치가 80건 이상으로 압도적 1위가 되었다. 이 현상이 주는 교훈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동의어가 흩어지면 같은 문제가 여러 작은 막대로 나뉘어 우선순위가 왜곡된다. 원천 이름은 지우지 않고 동의어로 남겨 정준 코드에 연결하는 것이 정석이다. 글자 모양 기반 자동 매칭은 DEF_07, "끌림" 같은 동의어를 놓친다.

4. 택소노미와 온톨로지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은?

"외관 > 표면 > 스크래치"는 택소노미다. "불량은 LOT에서 발생한다", "LOT는 설비에서 생산된다"처럼 관계에 이름과 규칙을 붙이면 온톨로지가 되고, 여기에 실제 데이터를 채우면 지식 그래프가 된다. 화이트보드에서 시작해도 된다.

5. LOT ID A2603-L2-0412처럼 의미를 담은 "스마트 코드"에 대한 권장 접근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이미 깊이 박힌 코드를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우선 형식을 강제해 변형(a2603l20412)을 막고, 의미는 속성으로 분리해 라인 재배치 같은 변화에도 데이터가 깨지지 않게 한다. 코드에 의미를 더 넣을수록 예외 규칙이 늘어난다.

6. 자산 관리 셸(AAS)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AAS는 자산 정보의 구조(서브모델)를 정하는 틀이고, OPC UA(IEC 62541)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과 정보 모델이다. 둘은 경쟁이 아니라 보완 관계로, AAS의 운전 데이터 서브모델이 OPC UA로 연결되는 식으로 함께 쓰인다. AI 경영시스템 표준은 ISO/IEC 42001이다.